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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구
평화사진관
(영등포구 대림2동)
예원문구

언제 이 동네로 오셨나요?

대림동 이 거리에서 1994년부터 사진관을 운영했어요. 제가 사진을 하니 사진관을 한 거죠. 가리봉동에 친한 동생이 살아서 1987, 8년 정도부터 대림동을 알고 있었어요. 대림동이 많이 알려졌지만, 발전하지는 못한 곳이었어요. 사진관 보러 왔는데 대림역 12번 출구 바로 앞에서 평화사진관을 시작했어요. 한 골목 들어와서 지금 이곳으로 옮긴 지는 5년 되었어요. 

 

그때와 지금은 어떤 변화가 있어요? 

그때 대림역 12번 출구 앞 거리에는 상가가 2개 정도 있었고 전부 가정집이었어요. 그렇게 번화 거리가 전부 가정집이었고 교포분들이 들어오면서 가정집을 사거나 세를 얻거나 하면서 가게가 조금씩 형성되었어요. 이상하게도 예전부터 이 거리는 사람이 굉장히 많이 다녔어요. 어디를 가나 물이 흐르는 곳이 있듯이 이 거리가 사람들이 무척 많았고 가격도 쌌어요. 권리금 1,100만 원에 보증금 1,100만 원, 그렇게 주면 들어올 수 있었어요. 게다가 그때는 중국 사람들도 자신이 중국 사람인지 모르게 살 정도로 인원이 적었어요. 군데, 군데 살았죠. 그러다가 제 기억에는 당산동에 당산철교가 2호선이잖아요? 거기가 2년 이상 보수를 해야 해서 2호선이 신촌 쪽으로 가지 못했던 시점이 있었어요. 그 시점부터 신혼부부들이 이 동네를 떠난 것 같아요. 지하철 순환도 안 되고 이사 갈 형편도 되니 이 동네를 떠난 거죠. 여기가 사실 교통이 굉장히 좋잖아요. 예전에는 대림역 2호선 밖에 없었지만, 대림역 7호선 생기면서는 더 좋아졌어요. 여기는 다세대주택이 많고 방 하나, 방 두 개의 집도 많아요. 목돈이 없으니 월세를 조금 더 주는 방식도 가능하고 교통도 좋으니 계속 교포분들이 왔죠. 2008년 정도부터 확 늘어나면서 거리에 중국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때 거리 앞이라 저도 무척 바빴어요. 지금 거리에서 살짝 들어온 이 골목에서 먹고 사는 이유는 그때 덕분이죠. 지금은 또 그때 초창기 중국분들은 많이 떠났어요. 그래도 초창기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었죠. 남자들은 3D업종 종사자들이 많은데 그 일이 돈을 잘 벌어요. 하루 일당으로 받지만, 돈을 잘 벌고 또 단합해서 자신들 권리도, 몸값도 높여요. 나름대로 우리나라에서 사는 전략이죠. 돈을 좀 번 사람들은 부천이나 경기도권으로 나가면서 아파트도 사고 여유 있는 곳으로 가는 것 같아요. 지금 들어오는 사람들은 한족분들이 많아요. 언어 소통도 잘되지 않는 분들이에요. 

 

이 거리에서 임대료의 변화도 큰가요?

제가 처음 12번 출구 거리에서 사진관 했을 때 월세가 50만 원이었는데 250만 원까지 올랐거든요. 그래서 이쪽으로 왔는데 지금은 조금 큰 곳은 월세가 300~1,500만 원, 권리금도 억 단위가 많아요. 그래서 건물주가 나쁜 마음 먹고 억울하게 나간 사람도 많죠. 

 

서울에서 사진관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이곳의 손님은 주로 중국 사람들인가요?

한국 사람은 사진 찍을 일이 거의 없어요. 중국 사람들은 해외로 움직여야 해요. 움직일 일이 많은 곳에는 사진이 있다는 뜻인데 여기에서 몇 년 살다 보면 여권 기간이 만료되거나,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 영주권 신청자들, 오로지 증명사진을 많이 찍어요. 

 

다른 동네와 다른 이 동네의 상황이 사진관을 운영하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동네에서 같이 지내면서 불편한 점은 없나요? 

저는 교포분들 상대로 장사를 해서 교포분들이 편하고 좋아요. 그 사람들은 분명해요. 한국 사람들은 신사인 척하며 머리를 굴리는 사람도 많잖아요. 제 생각에 여기 장사하는 사람들 중국 사람들을 좋아할 것 같아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고 하거든요. 만 원, 이만 원을 말하면 거기에서 끝나요. 깎거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서로 편해요. 여기 이 거리가 초창기에는 무척 지저분했는데 지금은 무척 깨끗해졌어요. 가래침이 많으니까 밟으면 찝찝하죠. 또 무척 시끄러웠어요. 저도 사진관 근처에서 사는데 저녁에 싸우는 소리도 많이 들리고 시끄러웠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앞으로 사진관은 어떻게 변할까요? 

인위적으로 변하기보다, 언젠가는 다 변하겠죠. 모든 한계 상황이 있잖아요. 여기도 큰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데 분양이 잘 안 되잖아요. 쉽게 들어오지 못해요. 인위적으로 해도 어렵고 자동으로 조절이 될 것 같아요. 수요와 공급에 맞춰 알아서 형성될 것 같아요. 가겟세도 그렇고 어느 정도 조절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