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 동네에 오셨나요?
제가 흑석동에 50년 넘게 있었어요. 처음에는 시내에서 미용실을 했어요. 신세계 백화점 있는 곳에서 오래 있다가 광화문 쪽에도 있었죠. 그러다가 임신 6개월째에 흑석동에 왔어요. 그때 여기 앞 이마트 있잖아요? 거기 건물 짓기 전에 왔어요. 그때는 완전 시골이었죠. 옛날에는 비가 오면 여기는 장화를 신어야 들어올 수 있었어요.
언덕이 많아서 물이 고일 것 같지 않은데도 그랬나 봐요. 시내에 계셨으면 그 근처에도 미용실을 할 곳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하다가 이 동네로 오게 되었어요?
그때 임신해서 일을 안 하려고 했는데 미용사 보조 중 한 친구가 몸도 약하니 엄마가 흑석동에 미용실을 하나 차려줬다고 했어요. 그런데 기술이 부족해서 미용실이 잘 안 되었나 봐요. 그래서 그 미용실을 팔려고 내놨다고 하더라고요. 마침 제가 그만둔다니까 그걸 한번 해보라고 해서 그렇게 흑석동에 왔어요. 제가 왔는데도 손님이 너무 안 왔어요. 그때 마침 이마트 건물을 짓고 있었고 그때 분양받아서 그 건물 2층으로 옮겼죠. 거기서 한 몇 년 했어요. 옆에 봉제 공장이 들어왔는데 거기에서 수출하는 물건들이 들어오고 나가면 2층에 길이 없을 정도였어요. 짐이 많았죠. 그러다 보니 손님이 못 찾아올 정도로 길이 막혀 있는 경우도 많았어요. 안 되겠다 싶어서 그것을 팔고 중대 정문 쪽으로 옮겼어요.
그게 몇 년도죠?
그게 한 40년 되었어요. 원래 중대병원 자리가 중대부속고등학교였어요. 거기서 유명인들이 많이 나왔죠. 그렇게 일하고 그랬는데 몸이 좋지 않아서 쉬다가 다시, 지금 중대 다정관 앞에 서집사 김밥집 근처로 미용실을 열었어요. 그랬는데 거기가 길을 확장해서 미용실이 도로로 편입되었고 여길 사서 온 거죠. 여기 상가가 골목이 좁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몇 번을 망설이고 근처도 알아보고 그러다가 이렇게 오래 있어요.
여기 계신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88올림픽을 보고 여기로 왔어요.
그때와 지금 이 동네는 어떤 변화가 있어요? 흑석동은 이쪽부터 흑석역까지 제외하고 대부분 재개발이 되었잖아요.
중앙대 앞도 좋아졌고 병원도 생겼고. 첫째로는 9호선이 들어온 게 많이 발전한 거죠. 여기는 흑석9구역이고 개발 준비하고 있어요. 비대위가 생겨서 잘되고 있었는데 잠깐 늦어지고 있어요.
재개발 지역 내에서 이곳이 특이한 점이 있나요?
가장 상권이 발달했죠. 대부분 다 팔고 이사 간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아직 영업하고 있으니 여기 있는 거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좀 한가해지긴 했어요. 이 옆은 찐계란 장사해서 돈 벌었다고 하고, 윗집은 어디 회사 회장님이셨고, 여기 이웃들이 좋아요. 큰 사건이 없어요.
오랫동안 영업하셔서 단골도 많겠어요.
반포나 저 멀리 지방에서 오는 손님도 많아요.
그래도 젊은 친구들이 많이 오진 않죠?
엄마 따라오거나, 많이 오진 않죠. 밖으로 가거나 유명한 미용실들 가겠죠. 그래도 동네 장사로 꾸준히 손님이 있긴 한데 예전만큼 바쁘거나 그렇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