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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도냉동
대신종합공사
(영등포구 대림1동)

어떻게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공사업체이지만, 언뜻 보기에는 철물점 같아요. 자재들도 많고 없는 게 없어 보입니다. 

이 동네에서 일한 지 37년 되었어요. 예전에는 빌라의 발코니를 용접해서 제작했는데 제가 그 일을 하러 수원에서 이곳으로 공사를 다녔어요. 그 기억이 남아 있어서 이 동네에서 장사하려고 가게를 보러 왔죠. 그때는 고개 넘어 대동초등학교가 있는데 그 앞이 전부 빌라였고 지금 있는 우리시장도 있었죠. 둘러보다가 이곳에 자리가 있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공사를 하지만, 공사에 필요한 자재 대부분을 취급해요. 철물이 많아요. 

 

그때와 지금은 어떤 변화가 있나요? 예전에는 지하철역 근처만큼 이쪽도 사람이 많이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이 동네는 가게들도 전부 권리금이 있었어요. 그만큼 분위기가 괜찮고 장사도 잘됐어요. 저쪽 삼성빌딩 자리가 원래 주차장이었고 예전에는 전철역도 없었기 때문에 이 길로 많은 사람이 다녔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한국 사람들보다 교포들이 많아졌어요. 원래 살던 한국 사람들이 떠나면 그분들이 들어와요. 이 옆의 시장 안에도 그분들이 장사를 많이 해요. 가리봉 지역부터 조금씩 위로 올라오더니 어느 순간부터 이곳에도 교포들이 많아졌어요. 대림역 주변은 더 많죠. 한국 사람만 살 때 보다 동네 분위기나 이미지도 옛날 같지는 않아요. 

 

이 동네에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변화네요. 그런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쩔 수 없죠. 장사도 안되거든요. 제가 알기로 이 동네는 한국 사람보다 중국 사람들이 많아요. 게다가 시장에도 중국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들었어요. 건너편 신길동도 오래된 건물들은 아파트로 변했고 주변이 개발되긴 했는데 이곳은 그런 변화는 없어요. 한국 사람들이 많이 떠나다 보니 예전보다 동네 사람들 모임도 줄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오래된 사람들, 가까운 사람들, 제 또래 사람들이 함께 교류하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옛날 같지 않잖아요? 특히 젊은 사람들이 옛날 같지 않으니 저 같은 입장에서는 어떤 정이 느껴지지 않아요. 코로나 때문에 모임도 못 해서 이 거리가 더 삭막해요. 

 

공사를 하거나 이런 물건들을 사러 오는 손님들을 많이 만났겠어요. 이곳을 운영하면서 느낀 이 동네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저희는 가정집 시설이 고장 났을 때 고치는 물건들을 팔아요. 보다시피 이곳은 물건을 판매하며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고치고 공사를 하면서 버는 구조에요. 물건들은 구색을 갖춰놓고 제가 공사할 때 쓰기도 해요. 저희가 이 동네의 가정집들 공사를 많이 하거든요? 그곳에는 대부분 교포가 살고 있어요. 그런데 교포들의 음식이 기름지거든요. 그러다 보니 하수도가 많이 막혀요.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분들은 생각 없이 하수도에 음식을 버리는 것 같아요. 제가 작업하면서 봤을 때 변기에 고기 뼈를 버려서 막혔을 때도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