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 동네로 오셨나요?
저는 대림동에서 40년 되었어요. 그때는 전철도 없었을 때였죠. 흙 땅이었어요.
동대문이나 명동에 봉제 공장이 많아서 의상실이나 의류 제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았다던데,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되었어요?
우리 시댁이 여기예요. 아이를 낳고 시부모님께 아이를 맡겨야만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이쪽으로 왔어요. 예전부터 이 가게를 크게 생각해서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수선하면서 맞춤복만 하면 생활비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사람을 한 분 두고 했는데 지금은 인건비가 비싸서 혼자 하고 있어요.
그때와 지금의 동네 변화가 있나요? 요즘은 옷을 맞춤으로 제작해서 입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기성복들이 워낙 잘 나오고 사람들도 유행에 민감하잖아요.
우선 전철이 생겼죠. 그리고 교포들이 엄청 많아졌어요. 한 80% 정도가 교포 같아요. 그래도 대림동이 크게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요. 대림동에 맞춤복을 입는 사람은 다 중국 사람들이에요.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보다 발전이 늦어서 그런 건지, 한국 와서 돈만 버느라 열심히 살다가 옷 한 벌 마련하고자 할 때 백화점에 가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색으로 맞춰 입는 경우가 많아요. 이 동네에서 그래도 저희가 잘 되는 곳 중 하나에요.
계속 손님이 들어오셨다가 가십니다. 동네 사랑방 같기도 하고 여전히 일도 많은 것 같아요. 사장님에게 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제가 이 나이 먹도록 자리 잡고 사는 안식처 같은 곳이에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집에 가고 저는 모든 생활을 다 여기에서 해요. 내 집 같은 느낌이라서 위험하고 그런 느낌도 없어요. 이 동네에서 섭이네 하면 다 알아요. 제 생각에 대림동은 특별히 변할 게 없어요. 단지 여기 교포들이 너무 많아서 한국 사람들이 떠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아이들 키우는 사람들은 이 동네를 많이 떠나요. 한국 사람인 제가 필요한 시설들도 잘 없죠. 다른 동네로 가서 일보고 다시 이쪽으로 들어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