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가게들이 거의 없는 골목인데 간판이 무척 눈에 들어와요. 이곳에서 슈퍼를 운영한 지 오래되었나요?
저희가 94년도에 왔어요.
신수동에서 슈퍼 찾기가 참 힘들었거든요. 이 동네는 지하철 생기고 나서도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지하철 생기고, 공원도 생기고 좀 변하긴 했죠. 변화가 있긴 있어요. 아무래도 학교 앞이니까 원룸이 많이 생겼어요. 슈퍼는 많이 없어지고 그 대신 편의점이 들어섰죠.
슈퍼랑 편의점은 다르잖아요?
그렇죠, 판매하는 것도 좀 다르고. 거기는 회사에서 다 주고, 우린 시장에서 우리가 물건을 가져와야 하고. 아주 기본적인 것만 팔아요.
이곳에는 식품 같은 음식들은 잘 보이지 않아요.
우린 나이가 들어서, 그거 하려면 가게도 넓고 차 가지고 가서 사와야 하고, 그래야 하니까. 우린 그냥 공산품이죠.
왜 럭키슈퍼라고 이름을 지으신 거예요?
우리가 인수 할 때도 이미 그전부터 쭉 럭키슈퍼로 장사하던 가게였어요.
30년 가까이 이 자리에서 운영하셨네요.
26년 되었어요. 이 동네 좋죠. 진짜 동네 같고. 요즘은 이렇게 동네 같은 동네가 잘 없어요.
동네의 변화 속에서 슈퍼가 남아 있다는 게 어렵다고 들었어요.
없어질 수밖에 없는 게 젊은 사람이 이런 장사를 할 수 없잖아요. 이익이 많이 안 나오니까. 그리고 이런 공산품 말고 채소나 이런 것을 취급하려면 부지런해야 하니까 젊은 사람들은 여기서 일하기가 어렵죠. 나이 든 사람은 시간이 많으니까, 그 시간을 어떻게 때울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익이 되든, 그렇지 않든 그냥 장사하는 거죠. 밑지지만 않으면, 장사하는 거예요. 우리가 동네에서 문을 안 열어놓고, 가게가 없어지게 되면 아무래도 동네 사람도 서운할 거고, 있는 사람, 왔다 갔다 하면서 들리고 놀다 갈 사람도 없겠죠. 동네 가게는 그런 거예요. 별거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하는 거예요.
슈퍼는 정 때문에 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오래된 가게라서 여기 살던 애들, 초등학교 때 여기 물건 사 먹고 그랬던 애들이, 이사하고 그래서 학교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었잖아요. 어떤 때에는 한 번씩 와서 보고는 사람이 안 바뀌고 자리가 안 바뀌었잖아요. 유년 시절의 그런 추억이 있는지, 먼 데서 와서 애들이 막 반갑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그래요. 그런 일도 참 많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