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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사진관
예원문구
(용산구 원효로1가)
법대문방구

 

언제부터 문방구를 운영하셨어요?

저는 이 자리에서 32년, 33년째 되었어요. 

 

30년이 넘은 문방구인데 내부가 무척 깨끗합니다. 

리모델링 한 지 5년 정도 되었어요. 

 

여기는 아이들의 장난감이 보이지 않아요. 문방구보다 슈퍼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여기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방구가 아니라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에요. 선린인터넷 고등학교가 바로 앞이고 왼쪽으로 더 들어가면 선린 중학교가 있어요.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학생들이 문방구에서 뭘 사지 않아요. 아침에 등교할 때 1명도 들어오지 않거든요. 그래서 보이는 것처럼 문구 종류가 무척 적어요. 사질 않으니 들여놓을 수가 없죠. 게다가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예전에는 중, 고등학교에서 준비물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전혀 없어요.

 

처음에 여기서 시작했을 때는 어땠어요?

예전에는 이 근처에 문방구만 네 곳이 있었어요. 그때는 잘 되었죠. 

 

왜 문방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우리 아이들이 이 동네에서 학교 다녀서 여기에 자리를 잡았어요. 처음에는 한 공간을 나눠서 서점과 문방구로 시작했어요. 고등학생들은 교재나 학습서를 많이 찾았고 중학생들을 상대로는 문방구를 한 거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책이 전혀 나가지 않게 되었고 중학생들의 준비물도 점차 없어졌어요. 고등학생들은 원래 준비물이 없죠. 그러다 보니 지금은 서적은 없고, 문구들은 줄고 성인 상대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들을 놓게 되었어요. 라면, 음료 같은 상품들이요. 근처에 편의점이 생겨서 요즘은 이것마저 팔리지 않죠. 

 

계속해서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는군요. 

큰 건물에는 매점도 있는데 앉아서 먹고 쉴 수 있으니 우리는 점점 밀리는 거죠. 리모델링을 해도 뭘 가져다가 놓을 것도 없으니 근래에 이런 제품들을 가져다 놓은 거예요. 안되니까 문구에서 업종을 늘린 거죠. 저희가 오래된 문방구라서 구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오는 손님들만 가끔 있어요. 

 

예전에는 어떤 상품이 많이 팔렸어요?

예전에는 이 앞을 지나가다가 노트를 종종 샀어요. 일 년이면 노트 이천권 정도는 팔았죠. 올해에는 노트를 열 권도 못 팔았어요. 오백 원, 천 원 하는 노트 한 권이면 일 년을 쓴다고 해요. 그러니 무슨 장사를 하겠어요. 저도 나이가 들었고 나가는 돈이 적으니까 이렇게 하는 거죠.

 

이 동네도 많이 바뀌었죠? 

많이 바뀌었어요. 앞, 뒤 건물들이 다 쓰러져 가는 건물이었는데 다 새로 지었어요. 이 동네에 

옛날 집들이 많이 없어졌어요. 바뀌긴 했어도 여전히 이 동네에는 오가는 사람도 있고 인사하는 동네 사람도 있고 누구나 다 똑같겠지만 자기가 사는 곳이 가장 편하잖아요. 힘들다 그러지 않고 마음 편하게 살려고 해요. 

 

문방구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아이들이 물건을 훔쳐갈 때가 가끔 있어요. 제가 신장이 작아서 돌아서서 계산하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물건을 넣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이곳에 CCTV를 몇 개나 설치했는데 그렇게 해도 힘들어요. 조금 더 큰 아이들은 그냥 집어가기도 해요. 제가 쫓아갈 수도 없어요. 우리 남편은 아이들을 좋아해서 여기 오는 아이들에게 참 다정하게 해줬어요. 장사라고 할 수 없죠. 

 

복사기도 쓰지 않는지 천으로 다 덮어놓으셨네요. 

복사기도 예전에는 참 많이 썼어요. 그런데 지금은 없죠. 학생들도 이제 여기 와서 복사하지 않고 자기 집에서 해요. 

 

사장님에게 문방구는 어떤 곳이었어요?

저는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에요. 이렇게 조금이라도 벌어서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 수 있게 해주는 곳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