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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농쌀상회
코끼리문방구
(은평구 불광동)
단골문방구

 

언제부터 문방구를 운영하셨어요?

2012년도부터 운영했어요. 

 

상호가 굉장히 재밌어요. 어떻게 이 이름을 짓게 되었나요?

우리 딸이 코끼리로 하자고 해서 그렇게 정했어요.

 

어떻게 이 동네에서 문방구를 하게 되었나요? 

저는 이 동네에서 오래 산 주민이고 저희 친인척이 문방구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불광동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해요. 변한 게 별로 없어요. 재개발해야 하는데 안 되고 있죠. 

 

바로 앞이 초등학교라 아이들이 많이 올 것 같아요. 예전에는 문방구가 정말 잘 되었다던데 그때와 지금은 차이가 있어요?

예전에는 무척 잘 되었어요. 앉을 시간도 없었죠. 그 당시에도 ‘문방구는 이제 안 된다’는 말이 나올 때였는데도 저희는 무척 잘 되었어요. 지금은 코로나 영향이 커요.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않기도 하고, 수업 진행도 잘 되지 못해요. 그러다 보니 물건들도 들어가는 게 없고 아이들의 교육이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 모를 정도가 되었어요. 문방구라고 해서 노트나 연필 같은 학용품만 파는 게 아니잖아요? 다양한 상품들을 팔기 때문에 아이들이 여기에 놀러와요. 코로나 이전에는 학용품들도 어느 정도 나갔어요. 예전에는 시험 때 컴퓨터용 사인펜을 쌓아두고 팔았는데 지금은 시험을 봐도 그 사인펜이 나가질 않아요. 

 

예전의 모습으로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문방구를 운영하면서 좋은 부분이 많죠? 

제 나이의 사람들은 어디를 가서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는 나이인데 문방구는 저의 가게니까 그런 것으로 위안 삼아요. 어디를 나가서 월급 생활을 하는 것보다 여기에서는 제가 사장이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요. 단,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어딜 가지 못하고 늘 묶여 있는 애로 사항이 있어요. 

 

아이들은 문방구에 많이 오죠? 

저희가 운영한 지, 만 10년이 되었는데 그때부터 대부분 문방구가 조금씩 운영이 어려워졌어요. 저희 친척도 꼭 문방구를 해야겠냐고 말리고 그랬던 시기였는데도 이곳은 인기가 많았었죠.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코끼리’, ‘코끼리’ 할 정도로 인기가 무척 많았어요. 그러다가 몇 년 지나고 조금씩 줄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는 2년 반 정도, 방학 기간까지 겹치면서 더 어려워졌어요. 

 

이곳에 왔던 아이들이나 손님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어요?

아이들 상대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어요. 좋은 일도 많지만, 나쁜 일도 많아요. 가장 큰 애로사항이 훔쳐가는 것이에요. 이 좁은 공간에 CCTV가 세 대나 설치되었잖아요? 그래도 훔쳐가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일이 끊이지 않아서 허탈할 때가 있어요. 먹고 살려고 문방구를 시작했고 친절하게 열심히 일했는데 십 년 정도 되니까 어떤 회의감이 생길 때가 있어요. 아이들은 왜 지금도 훔쳐가는지 모르겠어요. 예전보다는 사람들의 생활이 나아졌고 예전보다 나라도 더 좋아졌는데도 끊임없이 훔쳐가요. 제 눈에 걸릴 정도면 그 친구는 벌써 몇 번 그랬을 거예요. 최근에도 한 아이가 만 오천 원짜리 오락기를 가방에 넣는 모습을 제가 봤어요.

 

그렇게 힘들게 했던 아이도 있지만,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이 훨씬 많잖아요?

그렇죠. 예쁜 아이가 많죠. 외모가 예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귀여운 아이들, 밉지 않은 아이들이 있어요. 마음이 밝고 사던, 사지 않던 예쁜 아이가 많아요.

 

요즘에는 학생들이 어떤 물건을 많이 사요?

요즘은 주물럭이 많이 나가요. 푸쉬팝, 주물럭. 다 비슷할 거에요. 저희는 신상품도 잘 들어오는 편이죠. 저희는 계속 신상을 들여놓고,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반품도 빨리 시켜요. 그래도 예전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판매가 많이 줄었어요.

 

초등학교 앞이라서 변화가 많지 않은 곳 같아요. 서울에는 이미 문방구들이 많이 없어졌어요. 

불광문고, 그 오래된 곳이 없어졌잖아요. 문방구도 비슷하죠. 문방구가 지금 안돼요. 그래도 제가 큰 수입을 바라지 않고 이면 도로라 세가 조금 저렴해서 버티는 거예요. 세 비싼 곳은 벌써 다 문을 닫았어요. 빨리 코로나가 멈추고 정상화가 되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지금은 다들 포기한 상태 같아요. 저야 제 생활비만 조금 나오면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버티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힘들 거예요. 학용품들도 학교에서 제공하는 것도 많고 아이들도 줄어서 문방구는 어려워요. 

 

이 앞의 초등학교 학생도 많이 줄었나요?

그렇죠. 제가 알기로 지금 연신 초등학교에는 학년마다 두 개의 반 만 있어요. 예전에 15~20년 전에는 다섯 여섯 개의 반이 있었는데 그렇게 줄었어요. 이 동네에는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이 살고 젊은 층들은 뉴타운으로 떠났어요. 근처 삼송 같은 뉴타운을 발전시키니까 젊은 층들은 그쪽으로 빠지고 여기를 떠나는 거죠. 중학교도 일곱 개의 반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섯 개의 반만 운영된다고 들었어요. 동네 사람들이야 여기가 항상 있는 곳이니까 지나치는데 이 동네 사람들이 아닌 경우에는 문방구를 신기하게 봐요. 그래서 저희는 예전에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쓰였어요. 저는 그 촬영이 크게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 안 했는데 지나가는 사람 중에서 여기가 촬영 장소라고 하고 들어와서 묻는 사람도 있었어요. 

 

문방구가 잘 보이지 않으니 이제는 귀해진 거죠. 

네, 그 이후로 다른 곳에서도 몇 번 섭외가 있었어요. 

 

또 아이들에게는 놀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는 거죠. 

그렇죠. 저도 이곳에 애정이 많아요. 여기가 없어지면 아이들은 더 많이 아쉬워하겠죠. 만약 저희 아이들이 아직 초등학생이라면 여길 무척 좋아했을 거예요. 갖고 싶은 게 많으니까요. 

 

여기도 조금 있으면 없어질 수도 있겠어요. 

저도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어요. 

 

문방구를 운영하는 사장님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노하우는 특별하게 없죠. 저희는 펜시용품이 많아서 물건을 실은 차가 자주 오는 데 그때그때 유행하는 걸 잘 가져다 줘요. 

 

사장님이 생각하는 문방구는 어떤 곳인가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파는 곳이죠. 문방구는 아이들과 가장 친한 곳이에요. 가끔 문방구에 자꾸 오자고 한다고 아이를 혼내는 부모가 있어요. 그러면 제가 문방구 올 때가 좋은 거라고 해요. 더 크면 다른 일로 말썽부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문방구에는 나쁜 게 없어요. 여전히 아이들은 새로운 물건이 뭐 들어왔는지 찾고 자주 들락날락해요. 그게 주 관심사인 친구들이 있죠. 그래서 요즘 문방구들이 사라지는 걸 보면 안타까워요.